조난의 위치?

아그파 울트라(Agfa urtra 100)에는 두가지 버전이 존재한다.

하나는 독일에서 포장되어 필름 포장면 전체가 영문으로 표기된 정상적인 제품과
다른 하나는 독일에서 원단을 수입해 중국에서 포장한 한자어 표기의 제품이다.

후자의 제품이 전자의 호평을 뛰어넘어 아그파 울트라는 아주 몹쓸 필름이라는 다소
억울한 지금의 오명을 있게한 근원이지 싶다.

사실 겉 종이 포장면을 제외하면 두개의 필름은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필름 플라스틱 포장도 똑 같고, 파트로네상의 디자인이나 프린트도 똑 같다.
게다가...필름 퍼포레이션상에 선명한 Agfa urtra 100이라는 제품명도 그렇고...
한낮의 주광에서 조금만 틀어져도 적응 힘든 색감을 내 뱉는 결과물까지...
즉 중국에서 베껴 만든 가짜 같지는 않은데...

중국에서 포장된 제품은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몇가지 문제가 있다.
독일에서 포장된 울트라와 비교해 색감도 1~2단식 처지고 틀어진다는 생각이 들고...
말미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꼭 생겨있는 두세줄 좍~좍~갈린 필름면도 안습이다.

아무래도 독일 아그파에서 중국 아그파로 필름 원단을 수입해 재단하고 재 포장하는 공정중
스크래치 문제가 발생했고, 원단이 되었던 완성품이 되었던  보관하는 유통과정에 문제가
있어 과다한 열에 노출되었던게 아닌가 싶다.

여름날 자동차 안에 2~3일쯤 방치해 노릇하게 구운 독일포장 울트라와 느낌이 비슷하다.

그렇게 문제가 많아 중요한 날에 쓰고 싶지는 않은 중국제 울트라이긴 하지만....
유통기한 지난 센츄리아도 쓸만한 필름이듯...아주 몹쓸 필름만은 아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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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n F6 | 1/80s | F8 | Agfa urtra 100 | Nikon 24-85D | Epson V700 | 진하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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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n F6 | 1/40s | F8 | Agfa urtra 100 | Sigma 15-30D | Epson V700 | 화포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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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n F6 | 1/125s | F8 | Agfa urtra 100 | Nikon 24-85D | Epson V700 | 다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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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n F6 | 1/800s | F8 | Agfa urtra 100 | Sigma 15-30D | Epson V700 | 전남 어느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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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포습지

digital
부지런히 다녀야 하나보다.
집에서 20분이면 갈 곳에 새벽부터 나서서야 볼 수 있었던 우포 같은 곳이 있었다.
해질 즈음에 도착해 마음에 차는 장소를 겨우 하나 잡고 말아, 아쉽기는 하지만 언젠가
좋은 사람들과 또 기회가 있겠지.

새는 하늘을 날고, 물고기는 물 속에 물속에서 반짝이듯 공상은 꿈속에나 담궈 둬야겠다.
현실의 칼날을 비켜서기에 여전히 무력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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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S5Pro | 1/30s | F8 |ISO-160 | Sigma 15-30m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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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S5Pro | 1/40s | F8 |ISO-160 | Sigma 15-30m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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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S5Pro | 1/80s | F8 |ISO-100 | Sigma 15-30m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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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맞이

일상
 작년 처럼 개방하는 광안대교 위에서 해를 맞으려다.
몰아치는 칼바람과 몰려드는 사람속에서 죽을 것 같아 다대포로 자리를 옮겼다.

추위와 전날 과도한 음주로 어디 대중 목욕탕이나, 사우나에서 목욕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찾기조차 힘들었고, 힘들여 찾아낸 곳은 문을 안열었다.

시원하고 뜨끈한 해물 칼국수로 해장을 하고, 7시 조금 못되어 삼각대를 설치하고,
0732분...추위에 덜덜 떨며 떠오르는 해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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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S5Pro | 2.2s | F8 |ISO-100 | Sigma 15-30m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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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S5Pro | 1/140s | F8 |ISO-100 | Sigma 15-3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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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S5Pro | 1/230s | F8 |ISO-100 | Sigma 15-30mm |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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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례행사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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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S5Pro | 1/460s | F11 |ISO-320 | Sigma 15-30mm |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연례행사다.

인도, 티벳, 페루...

짐승인지 뭔지 히말라야에 살고 있다는 설인의  눈구덩도 속에도 들어 가 보고 싶고...
소똥, 사람똥이 떠다닐 지도 모른다는 겐지스강에서 버터플라이도 해 보고 싶고...
가파르고 먼지 날리는 찐득 찐득한 길을 따라 감질나는 바위 투성이 산도 보고 싶다.

허리를 잔뜩 굽히고, 터벅터벅...
얼어 죽을 것 같거나 더워 죽을 것 같은 곳에서 견디기 힘들 것 같은 시간에
내 빈 침대 속으로 들어와 누워 있는지도 모른다.

그 발자국이 남는 것이겠지.

그런데 내 정신줄이 안보인다.

황량한 벌판에 혼자서는 견디기 힘든 시간에 광대 처럼 줄이나 타고...
삭막한 곳에서도 자신의 생을 증명해 내는 슬기를 보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열두달 한숨밖에 쉰 적이 없는데 왜?
                    .
                    .
                    .
12월을 넘기기 전까지 감기가 안걸리면...
1~2월중 독감에 가까운 감기를 앓으며 사경을 헤메는 경우가 많던데...

다행(?)스럽게 감기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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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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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JIFILM S5Pro | 1/55s | F14 |ISO-320 | Sigma 15-30mm | 원본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이 마음에 콕 박힐때가 있었는데...
 옛날에 글을 쓰다 보면...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내가 해보고 싶었던 표현들은....
 이미 누군가가 해 버린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었다.
 *성경에서 유래한 격언으로 기억한다....아마도..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이 좀 바뀌기는 했다.

 뒤를 이어 나오는 작가들이 여전히 매력있는 글을 쓸 수 있는건...
 끊임 없이 저마다의 생각과 감정을  새로운 변화로 녹여 왔기 때문이리라...
 물론 적당히 낙관적이거나 염세적인 환상을 가지고...말이다.

 누가 뭘 하던 쉽고 그래서 더 아쉬워 보이기는 하지만...결국 그게 콜롬부스가 세운 달걀

 그건 그거고...-_-;;

 
포기 하게 되는 감정을 얼마나 길게 끌고 갈 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겨울에는 비맞은 중처럼 혼자 중얼거리다...
 볕 잘드는 봄에 옷이나 말리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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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말이지 불만이 없었다.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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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 S5pro, Sigma15-30mm F3.5-4.5 Ex Dg Asp

펜탁스의 어떤점이 부족했냐고 혹은 니콘이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았냐고...
가끔 곱지 못한 시선으로 물어 보는 사람이 있다.
*이해가 간다 내가 활동하는 곳은 펜탁스 클럽이지 니콘 클럽은 아니다.

난 정말 펜탁스에 별 불만이 없었다.

LX의 또르륵 감기는 와인딩 느낌과, 촬영이 끝난 뒤 돔이라도 채 올리는 낚시대에서 날법한
필름 되감기 레버의 돌돌거리는 소리도 좋아했고...
벌브 촬영을 필요 없게 해주는 경이적인 125초의 A셔터는 현존 모든 카메라의 정상이다.
감성과 기능이 조화되어 필름 한롤을 뚝닥 비우게 만드는 사진에 즐거움을 더하는 바디였다.

아주 어두운 곳에서 가끔 힘들어 하기는 하지만 FA 렌즈가 부러질 듯 힘차게 돌려주는...
MZ-3의 AF도 만족스러웠으며, 촬영에 필요한 기본을 탄탄하게 갖추고도 MF바디와 별
달라진게 없는 작은 크기는 무척 사랑스러웠다.


작고, 만듬새 좋고, 사진 품질도 좋으면서 쌌던 SMC 렌즈들도 좋았다.
('03년 정도만 되어도 정말 쌌다.)
그리고 좀 비싸긴 했지만 금속을 통째로 가공한...라이카나 콘탁스의 MF렌즈를 떠오르게
하는 FA Limited 렌즈들도 좋았다.
*금속을 통째로 깎아 만든 만듬새를 생각하면 결코 비싼게 아니다.

그렇게 한참을 펜탁스를 쓰다...니콘으로 옮겨 왔다.

성능상의 불만? 전혀 없었다.
다만...이제 도구(장비)따위를 구하는데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아서이다.
*제발 필요한 렌즈 좀 만들어라!

왜 니콘이었냐고?
코닥 디지털 바디를 사용하고 있었고, 가끔 필요한 렌즈들을 싸게 구할 수 있었다는게...
좀 현실적인 이유일테고...

두번째 이유는 좀 웃긴데...

MF 마운트를 고수해 렌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수익성 없는 필름 플레그쉽을 내 놓는...
고집스런 패착의 길을 걸어...웃기게도 펜탁스와 가장 닮아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미놀타도 고려 대상에 있었지만...
들여다 보니 렌즈 형편이 펜탁스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50mm등...몇개의 싼 것들만 싸다.
사용빈도가 높지는 않지만...없으면 아쉬운 밝은 망원 줌이 비싸고, 구하기 마저 힘들고...
그나마 밝은 표준줌은 없고...서드파티에서 펜탁스와 같은 마이너 취급을 받아....
타사 마운트로는 다 나오는 모델이 아예 없거나, 못구하거나 비싸거나...

이제 겪어 볼 만큼 겪어 봐 환상없는 비싼 칼짜이즈 렌즈로 도배할 만큼 어리석지도 않고...
더더구나 살인적인 가격을 지불하고 살 형편도 아니고...
그래도 미놀타는 사진생활을 계속 한다면 다시 잡아 볼 날이 있으리라는 생각은 든다.
*물론 소니에서 그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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