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의 위치?

잠...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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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거진항 아침 브리핑을 준비하러 갑판에 나와 똑딱.

 새벽 4시에 입항...소금기 묻은 얼굴을 씻어내고...
 잠시 눈을 붙였다, 아침 브리핑을 준비하기 위해...6시 30분에 일어나...
 상황실에 현황 받고, 일기도 확인하고....파워 포인트 작성하고...
 브리핑 연습하고...
 R/S에 최종 확인하고...

 잠을 못잤던 것은 지금과 다르지 않은데...
 ...

 어떤 일을 잊어 버리는 경우가 많아 메모하는 버릇이 있다.
 좋은 습관일런지도 모른다...
 그런데 가끔 그 메모를 어디 뒀는지 망각하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 포스트 잇은 나를 위한 발명품이다...ㅜ,.ㅜ

 어디 메모처럼 써 놓고...
 어디다 뒀는지 잊어 버렸으면 좋겠다.

 참 이기적일런지도 모르겠지만...

 마음 통하는 사람 중심에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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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친구녀석...

일상
고속정에 근무하던 시절...
편대에는 동기가 6명이나 있었다.
(고속정 편대 장교 편제가 11명이니 대단한거다.)

해군에서 제일 작은 배 타고 나가는 것도 그렇고..
태세때 새벽에 퇴근해 잠시 자고 출근 하는 것도...
비상이라도 걸리면 30분 내에 뛰어 들어가는 것도...
당직때 5분안에 출항시키는 것도...
덜익은 컵라면에 찬밥으로 식사를 때우는 것도...
배 뒤집힐 것 같아 상황실에 입항시켜 달라고 출항해 있는 전 편대가 같이 울던
(위험하다고 입항을 건의하는 것의 속어) 것도...

지금 생각하면 다소 젊은 사람들만 보내는 이유가 있다 싶다.

어쨌건 마음 마저 맞지 않으면 지옥 같았을 열악한 근무였지만...
동기 여섯은 참 죽이 잘 맞았다.

거진입항하면...6명이서 똘똘 뭉쳐 바닷바람에 얼어터진 입속으로...
뜨거운 순대국밥 밀어넣고 따뜻한 식당 벽에 기대면...
밤에는 야식으로 냄비라면에 만두를 먹으러 가거나...
가끔은 닭튀김을 사다 사관실 문잠궈 놓고 캔맥주를 까기도 했고...
그게 좀 과했던 다음날은...
얼큰한 생태찌게를 먹으러 갔다...(살살 녹는 싱싱한 명태의 맛이란...)

성격도 천차만별이고 취미도 다르고, 뭐 어디 하나 공통점을 찾을래도 그러기 힘들었지만...
같이 있다는 여건만으로....위로가 될 수가 있었다.

그 중 성욱이는 특히 인연이 깊고 마음이 맞았던 친구다.
고속정 근무를 마치고 헤어지고...1년뒤 진해에서 다시 만났고,
서로 옴팡 깨지고 들어 온 날에는 쇼핑을 하고(ㅡㅡ;)...술을 마셨다.

가끔 산책나갔다 마음이 동해 밤늦게 야경을 보러 삼천포로 달리기도 했고...

아...광주나 다녀올까...눈내리는 거진항도 그립다.



* 이렇게 못생긴 녀석이 아닌데...겨울바람에 얼어 몰골이 말이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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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거진항

일상

별 대단한 비밀도 아니지만...

대한민국 군대라는 곳에는...

외부의 문제는(적) 신경 쓰지 않고(능력도 안되고)내부의 치부만을 바라보며...
복잡한 규정들을 적용시켜 자신들의 영달만 바라고 권리만 주장하며,

정작 자기 자신들은 가장 기본적인 것들마저 지키지 않는 조직이 몇 있는데...

그 얘기는 기회가 있을때 하기로 하고...

'02~'03년 1함대 동해 고속정을 탔던 시간들이...
군에 있으면서 가장 즐거웠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어느 사회, 집단이고 마찬가지겠지만...
일로 받는 스트레스야 일에 적응을 하면 괜찮아 지는 것이고,
차츰 배워가면 되는 일이라지만...

고얀 사람 잘못만나면...적응할 도리가 없다.
아마 사람 잘못 만나 겪는 고역만큼 힘든일은...세상에 별로  없으리라 생각된다.

어찌 되었건...

힘든 전장환경에...별 이상한 사람들의 집합체였던 곳에서 근무하던 소위 시절을 지나
동쪽 바다는 내 두번째 부임지였는데...

단순히 하는일을 생각하면 소위 시절보다 많았지만 그때 부터 인복이 풀리기 시작함이었던지
좋은 편대장님 정장님, 같은 항해 및 기관과 동기,후배들 무던하고 능력있는 대원들만나...
즐거울 수 있었다.

거진항은 내가 타던 고속정 편대가 모항을 떠나 전개하는 가장 북방 기지였는데...
겨울이면 명태가 많이 잡혀  명태의 살살녹는 속살이..시원하게 풀어진
시원한 생태찌게가 일품이었다.

어디 다른곳에서 명태찌게가 유명하다고 해서 아무리 다녀봐도...
그 시원한 맛 절반도 못따르는 것 같다..

날씨가 풀려 따뜻해지면...붉은 털게가 많이도 잡혔었고...

언제나 여유가 되면 가봐야겠다는 생각만으로 묻어둔 곳인데...

오늘따라 사람이 너무 그리운 것인지..

은파를 타고 거진항으로 달리고 싶다.

Olympus C-4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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