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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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issIkon Favorit | 1/30s | F8 | 벨비아 100 | Epson V700 | 마산 사궁두미

올해 세계에서 팔릴 DSLR의 숫자는 약 900~1,000만대라고 한다.
그중 캐논과 니콘 양사가 잡고 있는 출하 계획량은 800만대 정도라고 한다.

물론 시장조사기관에서 조사한 추정치이다.

추정치가 현실을 바탕으로 했기에 당연한 말이지만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다.
'07년의 결산과 올해 상반기의 상황을 살펴봐도
양사는 각 40~42%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기타 회사 7~8개가 캐논과 니콘이 나눠가지고 남은 15~7%의 시장을 나눈다.

캐논과 니콘이 터를 닦아 놓은 DSLR시장에서 후발 주자들의 도전은 눈물겹다.

1. 소니

컴펙트 카메라 시장에서 소니 특유의 스펙워와 디자인에 능한 기획력으로 승승장구해 왔다.
하지만...소니가 하면 우리도 한다. 소니가 만드는건 더 싼값에 우리도 만들수 있다는
정신으로 몇년을 제외하고 항상 소니를 압도해 왔던 마쓰시다 전기(파나소닉)과 싸게
찍어내는 양산기술 하나 만큼은 무시할 수 없는 산요와 삼성 그리고 컴펙트 카메라의 생산
조립 자체가 그렇게 어려운 기술이 아니기에 대만과 중국에 널린 각종 OEM업체의 가세로
컴펙트 카메라는 팔아도 남는게 별로 없는 물건이 되어 버렸다.

DSLR 시장 진출에 대한 간절한 염원으로 카메라 개발 본부까지 코니카 미놀타 쪽으로 옮겨
가며 코니카 미놀타의 카메라 사업부를 인수해 미놀타의 유산을 바탕으로 작년 중급기인
A700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A200, A300, A350의 입문기와 중급기를 올해 작정이나 한듯
한꺼번에 쏟아냈다.

미놀타를 기억하던 유저들은 A700의 준수한 스펙에 열광했지만...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야심차게 기획한  A200, A300, A350 시리즈로 이제야 정말 시장 10%대에 진입한다는 소니와
미놀타부터 시작된 펜들의 기대와 달리 여전히 한국과 대만을 제외한 시장에서 펜탁스의
점유율만 살짝 끌어내리는데 성공했을뿐 별 재미를 못보고 있다.

소니 입장에서는 스펙워와 과거 화려했던 소니 제국의 후광이 잘 통하는 한국과 대만이 개중
큰 시장이었으면 다분히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점유율 10% 달성에 큰 도움이 되었겠지만...
전세계 시장의 규모는 연 9~1천만대 수준...
일본 시장의 규모는 연120~140만대 수준...
우리 시장의 규모는 12~14만대 수준...
대만 시장 규모는...-_-;...

과거 미놀타의 펜으로서 코니카 보다는 코닥이나 후지필름에 경영권이 넘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이번에도 소니 보다는 무리를 두지 않는 경영으로 튼튼한 파나소닉에 넘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하필 삐걱거고 총알도 떨어진 소니라서 정말 안타깝다.

소니 DSLR 사업부는 구조조정과 돈 안되는사업부 매각 및 부동산등 회사 자산 바겐세일을
열정적으로 진행해 모처럼 회사를 적자에서 흑자로 돌려 놓은 현  외국계 CEO에게 한국이나
대만 시장만큼의 가시적인 성과를 세계시장에서 2~3년내에 보여 줘야 할 것 같다.

하지만 현재까지 안타깝게도 캐논과 니콘은 그들만의 리그에서 다투고 있고...
나머지 메이커는 여전히 20%가 못되는 시장안에서 주고 받는 구슬픈 공던지기를 하고 있다.
소니로서는 사력을 다한 3개 모델 집중투입이면 10%쯤은 가뿐히 넘어줘야 했던게 아닐까?

사족 하나 더 붙이면 칼자이즈 렌즈를 알파(소니-미놀타 마운트)마운트로 합류시킨 것은
탁월한 선택인데...아무래도 렌즈의 만듬새에는 아쉬움이 많다.

가격을 캐논이나 니콘의 동급 신형 고급 렌즈군에 억지로 맞추려다보니 생기는 헤프닝
같은데 어차피 지금 가격으로도 규모의 경제 문제로 그들(캐논, 니콘)보다 비슷한 품질이면
비싼 가격에 만들어 작은 마진으로 팔수 밖에 없는 상황일텐데...아예 가격을 1~20%쯤 높여
받더라도 기존 칼짜이즈 렌즈에 맞는 만듬새를 보여주는 진정한 명품 마케팅은 어떨까?

방진방적이 적용되지 않아 타사 동급 렌즈들에 비해 먼지 잘 들어가는건 그렇다 치더라도
최소한 만듬새에서 라이카 마운트의 RF렌즈, 하셀블라드용 칼짜이즈 렌즈나 그것도 힘들면
최소한 펜탁스 리밋 렌즈의 만듬새에 준했으면 좋겠다.
*물론 유저들이 필요로 하는 저렴한 렌즈부터 먼저 만들고 볼 일이다.

2. 올림푸스(포서드 진영)

가장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카메라에 접목시키는.... 올림푸스
그들은 DSLR에 라이브 뷰와 센서 클리닝 기능을 접목시켰고...
타사의 장점은 그대로 흡수하고 있다.

별 활동은 없지만 어쨌건 포서드 진영에 깃발을 내 걸고 있는 것만으로 힘이되는 일본
전자 전통의 1위 파나소닉

바디 메커니즘, 이미지 프로세싱, 렌즈의 퀄러티...
어느것 하나 흠 잡을데 없는 이들이 범한 단 한가지 패착이라면...
센서 크기가 절반만한 포서드 규격을 선택한게 아닌가 싶다.

3. 펜탁스(삼성)

한때 King of SLR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캐논+니콘을 합친 판매량보다 더 많은 Slr 카메라를
팔았던 Pentax는 늦은 af화와 MF였던 LX이후 자웅을 겨울만한 대장 캐릭터(플레그쉽)의
부재로 점점 위축되어 왔다.

중고 시장에서 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던 품질 좋은 SMC 렌즈군과 지나치게 정직하다는
말이 나올만큼 저렴하고 있을 것 다 있었던 *ist-Ds, K10D, K100D등으로 작년까지는 제법
괜찮은 수익을 올려 왔었다.

보급기 최초 방진방적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K200D, 최고화소 달성 및 DSLR 센서
최초의 구리공정 채택, 가장 얇은 센서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K20D의 펜탁스...글쎄?

필름 시절 펜탁스 카메라는 작지만 촬영에 필요한 핵심 요소들을 빠짐없이 가진 잘빠진
스포츠카를 연상시켰고 그를 바탕으로 일본 카메라 4강 중 단순히 AF에 들어선 시점에서
바디 메커니즘으로는 최소한 펜탁스에 앞서 있었던 미놀타가 발을 헛디뎌 벼랑으로 떨어
지는 와중에도 메니아층을 형성해 나름의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지금의 펜탁스 라인업은...좋은 가격대 성능비를 보여준다는 것 말고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을까?

잘빠졌던 스포츠카가 그립다.

4. 그리고 캐논과 니콘

기본기와 기초체력이 좋은 운동선수가 큰 기복 없이 성적을 내고...
설사 슬럼프가 오더라도 썩어도 준치라는 소리를 듣는다.


일찌감치 마운트를 바꿔가며 니콘의 긴침체기 동안 렌즈군을 쏟아냈던 캐논과...
과거와의 전통을 단절 시키지 않은채 F마운트를 유지해 왔던 니콘이 뿌려 놓은 렌즈의 양은
타메이커로서는 따라가기 힘든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지나치게 기능만 많다고 불평하는 경우도 있지만...수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영되면서 있었으면 하는 건 바디의 메커니즘이 되었던 스트로보 시스템이 되었건 렌즈가 되었건...사실 누가 봐도 거의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기도 하다.

솔직히 필름 시절부터 대장 캐릭터도 제대로된 스킬의 보스급을 가지고 있었던건 두 회사 뿐이기도 했다. (대장 캐릭터란 플레그쉽을 의미합니다. 캐논의 eos1시리즈와 니콘의 F시리즈 펜탁스의 z-1,mz-s  미놀타의 9 시리즈가 SLR 4강의 플레그쉽인데...앞 선 2강과 뒤에선 2강과의 차이는 아무리 후자 편에서서 봐주려 해도 동등하다 하기에 힘든면이 많다.)

돈 없는 입장에서도 싼맛에 쓸 수 있는 줌렌즈군... 합리적인 단렌즈군을 가지고 있고...

그들이 일궈 놓은 규모 탓에 대부분의 서드파티 렌즈 메이커들이 캐논, 니콘 중심으로 각종
렌즈들을 출시하고 있고...가격 마저 타사보다 더 싸고, 기능과 만듬새는 가장 좋다.

가끔 특정 메이커에 지나치게 맹목적인...혹은 카메라의 가격대 성능비를 바디 자체에 한정생각하는 사용자들은 캐논, 니콘 사용자들을 별 생각없이 카메라를 구입 하는 사람 처럼
보기도 하는데...

글쎄 과연 그렇게만 볼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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