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의 위치?

네가만 뚝딱 거리며 찍고 다닐때는...

왜 슬라이드를 사진의 정수라 말하는지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디지털과는 충분히 차별화된 고급 네가 필름들이 주는 색감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으니까.

슬라이드 스캔 결과물이 올라오는 갤러리에는...
조금 남다른 발색이라는걸 제외하고 그 감흥이라는걸 도저히 느낄 수가 없었으니 말이다.

큰 마음먹고 당시 가장 싼 슬라이드이던 센시아2(현재 단종)24장 짜리를 찍고...
서울까지 보내 현상을 했을 때가 생각이 난다.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첫 슬라이드 필름을 보는 느낌은 상당이 독특하다.
아! 이래서라는 감탄이 주가 되겠지만...
그 미려한 입자감과 발색만으로 충분한 감탄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저 단계는 미약한 시작에 불과하다...
라이트 박스와 괜찮은 루페를 통해 들여다본 슬라이드는....

손바닥만한 메이커 마저 선명히 보일정도의 선예도와...피부와 다름이 없는 고운 입자감...
상상했던...것보다 더 선명한 발색으로 정신을 잃게 만든다.
(디지털 카메라나 슬라이드를 디지털화 해서는 도저히 표현하기 힘든 색감을 보여준다)

이제 난 선배들이 흔히들 말하는....경험해 보지 못한 3번째 단계로 넘어가고자 한다.
슬라이드 감상을 위해 환등기를 구입했다.

상당히 좋은 기종이라는 평이 있는 코닥사의 Carousel 5600을 좋은 가격에 구했다.
약간의 크랙이 있긴 하지만...덕분에 샵 가격의 절반 아래로 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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